[번역 비교] "그리스인 조르바" 번역은 어떻게 다를까? - 2편

in #kr-book6 years ago

번역.jpg



지난 시간에 이어 "그리스인 조르바"의 번역을 마저 살펴보자.

한국어 번역에 대한 글은 아래에 있는 윤님(@yoon)의 블로그에서 퍼왔다.

[윤책방] 그리스인 조르바 번역 비교 II


세 가지로 읽어보는 "그리스인 조르바"



알아두실 사항

  1. 이윤기 씨는 그리스어 - 불어 - 영어 - 우리말의 과정을 거쳤고, 유재원 씨는 그리스어 - 우리말, 피터 비엔은 그리스어 - 영어로 번역을 했다.

  2. 이윤기 씨와 유재원 씨의 번역 부분은 위에 언급한 윤님의 포스팅에서 가져왔다.

  3. 적혀 있는 페이지 수는 피터 비엔이 번역한 원서 Zorba the Greek의 페이지이다.

  4. 피터 비엔이 한 영어 번역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우리말 번역을 적어 넣었다. 영어 본연의 뜻을 살리려고 가급적 직역을 했는데, 본의 아니게 유명하신 번역가 분들의 번역과 비교가 돼버렸.. -_-;;




39p

이윤기 번역

"빈대는 없어요. 없을 거예요." 오르탕스 부인이 도발적인 시선을 던지며 부르짖었다. "맙소사, 거예요, 라니" 캘리밴의 익살스러운 입이 그냥 있지 못했다.


유재원 번역

"삔때, 삔때는 업세용, 업숑." 퇴물 여가수가 도전적으로 눈을 흘기며 대답했다. "있세용, 있숑!" 칼리반의 수많은 입들이 껄껄대면서 소리쳤다.


피터 비엔 번역

"No hahv bedbahgs," she replied, throwing me the prolonged, provocative glance of an old-fashioned chanteuse. "Do have, do have!" shouted the many mouths of Caliban, laughing ha! ha! ha!("삔대느은 업서요오." 그녀는 구세대 샹송가수의 도발적인 눈초리를 흘기며 대답했다. "있어요오, 있어요오!" 칼리반의 수많은 입들이 하하하 웃으며 외쳐댔다.)


이윤기 씨의 번역을 보면 사람들이 왜 "맙소사"라고 말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거예요."라는 부분이 뭐가 얼마나 특이하고 이상하기에 "맙소사, 거예요, 라니."하는 감탄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일까? 굳이 추측을 해보자면 "빈대는 없어요"하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아마도) 없을 거예요."하고 긴가민가하게 말하는 점을 놀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긴 호텔에서 "우리 호텔에는 빈대가 없습니다."하고 말하지 "우리 호텔에는 빈대가 없을 걸요?"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런데 진짜 이런 뜻이었을까? 유재원 씨의 번역을 보면 조금 다르다.

"삔때는 없세용, 업숑."이라는 그녀의 말에 "있세용, 있숑!"이라고 대꾸하는 부분을 보면 사람들이 그녀의 발음을 문제삼아 껄껄거리고 웃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프랑스 출신인 그녀의 그리스어 발음이 좋지 않았다는 것도. 뒤에 나오는 피터 비엔의 번역에서도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피터 비엔의 번역을 보면 'have'를 'hahv'라고 적어놨다. 역시 그녀의 발음이 이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말 발음이나 영어 발음을 잘 못하는 경우, 그걸 어떻게 표기하는 게 좋을까?

피터 비엔의 경우는 have[해브]를 hahv로 적어놨다. 글자만 보면 아마도 [하브]로 발음한 것처럼 보인다. (ah는 통상 '아'로 발음되니까.) 참고로,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도 프랑스 사람이 나오는데 거기에서는 프랑스 사람이 발음하는 have[해브]를 'ave[아브]로 표기했다. 프랑스어에서는 h가 묵음이기 때문에 발음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표기가 더 마음에 든다. 그럴 듯하게 보이니까.

프랑스 사람이 우리말을 한다는 걸 나타낼 때 대개는 유재원 씨의 번역처럼 ㅇ 받침을 많이 넣는다. 프랑스어 하면 콧소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니까. 난 프랑스인이면서 우리말을 하는 이다도시 씨를 떠올렸다. 그녀가 우리말을 할 때 "있세용, 업숑"하면서 ㅇ 받침을 과하게 넣은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독특한 억양으로 말했을 뿐. 그래서 나는 "삔대느은 업서요오."처럼 억양이 들어간 걸 나타내려 했다.

외국인이 틀린 발음으로 말하는 걸 표기하는 데 정답은 없을 것이다. 번역가가 각자 자신이 옳다고 느끼는 대로 번역할 뿐. 역시 이 부분에서도 번역가들의 고뇌가 느껴진다.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오르탕스 부인 역할을 했던 배우 릴라 케드로바. By Joost Evers / Anefo - Nationaal Archief, CC BY-SA 3.0, Link


39p

이윤기 번역

그가 속삭였다. "두목, 저것 좀 보쇼. 저 잡년이 궁둥이 흔드는 것 좀 봐요, 삐뚤빼뚤! 꼬랑지에 기름이 잔뜩 오른 암양 같군 그래!"


유재원 번역

"이봐요, 저 여자 좀 보쇼." 그가 내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꼭 오리 새끼가 걷는 것처럼 걷지 않소? 통통한 엉덩이를 암양같이 이리저리 흔드네!"


피터 비엔 번역

"Hey, will you look at that!" he said to me, winking. "The scamp walks like a duck! Look - plaf! plaf! - how she jiggles like a lamb with its backside nothing but lard!"!("자, 저것 좀 봐요." 그가 내게 윙크하며 말했다. "저 년이 오리처럼 걷잖아요. 봐요, 뒤뚱뒤뚱! 엉덩이에 기름이 잔뜩 낀 어린 양처럼 이리저리 흔드는 거!)


일단 몇 개의 단어들을 비교해볼 수 있겠다.

자신이 흑심을 품고 있는 여인의 뒤태를 바라보며 조르바가 작중 '나'에게 하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속삭일'까, 아니면 그냥 '말할'까? 피터 비엔의 번역에도 그냥 said(말했다)라고 나와 있긴 하지만 상황을 머리 속에 그려보면 자신의 흑심을 옆에 있는 사내에게 넌지시 말하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 어쩌면 '속삭이다'가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게 아무리 상황에 더 맞아떨어진다 하더라도 원전에 있는 표현이 아니라면 번역가의 월권이 되는 걸까?

유재원 씨는 그냥 '여자'라고 얌전히 표현했는데, 이윤기 씨는 '잡년'이라고 번역했다. 여자를 좀 더 상스럽게 표현하고 있고, 더불어 말을 하고 있는 조르바도 별로 점잖은 양반은 아니라는 걸 나타내준다. 영어 버전에서는 scamp라고 나와 있다. "건달, 깡패"라는 뜻인데, 그냥 비격식으로 "이 놈, 이 녀석" 정도의 의미로 쓰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여자에 대해 썼기 때문에 나는 '저 년'으로 번역해봤다.

전반적으로는 유재원 씨의 번역과 피터 비엔의 번역이 일치한다. 그런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라고 하는 것과 '윙크하며(winking) 말했다'고 하는 것은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윙크를 하며 말을 하게 되면 "내 말 뜻 알지? 다 안 해도 알겠지?" 이런 뉘앙스가 들어가 있으니까.

이윤기 씨와 피터 비엔은 모두 '기름기(lard)'를 그대로 쓴 반면에 유재원 씨는 그저 '통통한' 엉덩이라고 의역해 놓았다. 또한 이윤기 씨와 유재원 씨는 모두 '암양'이라고 번역했는데 영문판에서는 lamb이라고 되어 있다. lamb은 '어린 양'이라는 뜻인데. (암양은 ewe라는 단어가 따로 있다. '새끼 암양'은 ewe lamb이라고 한다.)


39p

이윤기 번역

"하이고, 산다는 게 다 뭔지! 저 잡년이 끝내 사람 속을 뒤집어 놓네요."


유재원 번역

"빌어먹을 인생이여, 이 부끄러운 일이 끝나지를 않네!"


피터 비엔 번역

"Hmm," he quietly sighed at one moment. "Curses on life! The good-for-nothing never seems to end!" ("흠," 그가 어느 순간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빌어먹을 인생 같으니라구! 쓸모없는 일이 끊이지 않는구먼!")


이윤기 씨의 번역은 "하이고"라는 감탄사 때문인지 남들 들으라는 듯이 크게 신세한탄하는 느낌이다. 반면 영어 버전에서는 quietly sighed(조용히 한숨을 쉬었다)는 말이 나와 있어서 그가 한 말이 조용히 읊조린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번 번역은 세 사람의 글이 모두 다르게 다가온다. 이윤기 씨의 번역은 신세한탄을 하며 '그녀' 때문에 속상한 마음을 내보이고 있고, 유재원 씨의 번역은 자기 삶에 대한 자조가 느껴진다. 피터 비엔의 번역은 유재원 씨와 비슷한 듯 하지만 '부끄러운 일'과 'good-for-nothing(가치 없는 일, 쓸모없는 일, 쓸데없는 일)'은 차이가 크다.


48-49p

이윤기 번역

여자가 쓰는 말은, 단어를 잘라먹고 음절을 아무렇게나 뒤섞어 버려 제멋대로 생겨 먹은 그리스 어였다. 그러나 우리는 완벽하게 여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유재원 번역

그녀는 신통치 않은 그리스어를 구사했다. 때로는 음절이 얽혀 '나바르호스'를 '나브라코스'라고 하고, '에파나스타시'를 '아나스타시'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포도주 덕분에 그녀가 하는 말을 완벽하게 알아들었다.


피터 비엔 번역

She spoke Greek after a fashion, juggling the syllables. When she wanted to say navarhos("admiral") she said navrakos and for epanastasi("revolution") she said anastasi ("resurrection"). Nevertheless, thanks to the wine, we understand her perfectly well." (그녀는 음절을 뒤섞는 방식으로 그리스어를 했다. '나바르호스(해군 제독)'을 '나브라코스'라고 하고, '에파나스타시(혁명)'를 '아나스타시(부활)'이라고 해버렸다. 어쨌건 우리는 포도주 덕분에 그녀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윤기 씨의 번역에 비해 유재원 씨의 번역은 좀 더 상세하다. 아마도 이윤기 씨는 어려운 그리스어를 나열하느니 헷갈리지 않게 아예 빼버린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피터 비엔은 그리스어 옆에 단어 뜻을 넣어줬다.

(아마도 원전에 그렇게 나와 있을 것 같은데) 번역에 충실하기 위해 유재원 씨처럼 낯선 그리스어를 그대로 나열하느냐, 이윤기 씨처럼 의미만 전달하고 어려운 그리스어를 모두 빼느냐, 피터 비엔처럼 번역에 충실하되 독자를 위해 그리스어의 뜻을 해석해서 넣어주느냐. 번역가라면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54p

이윤기 번역

조르바가 내게 신호를 보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두목, 이 여자 분위기가 잡혔어요. 제발 우리 둘만 좀 있게 해 줘요."


유재원 번역

조르바가 내게 눈짓을 하더니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대장, 이 여자 사타구니에 불이 붙었어요. 이제 빨리 떠나슈!"


피터 비엔 번역

Zorba nodded to me and said in a low voice: "She's horny, Boss. Get lost!" (조르바는 내게 고개를 까딱해 보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대장, 이 여자 몸이 달았어요. 빨리 좀 꺼져요.")


그리스어에서는 어떤 단어로 표현했는지 모르겠는데, 여기에서는 각각 '두목, 대장, boss'라고 나타내고 있다. 또한 '분위기가 잡혔다'는 말은 좀 더 고상한 반면, '사타구니에 불이 붙었다'는 상스럽다. horny는 '성적으로 흥분한, 호색한'이라는 뜻인데, 특별히 고상하거나 상스럽지도 않고 일상에서도 종종 쓰이는 단어라서 나는 무난하게 '몸이 달았다'고 번역해봤다.



쓰다보니 무척 길어졌네요. 비교를 하면서 또 한번 느끼는 거지만, 번역은 언어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막연히 '의역이냐 직역이냐'만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의역/직역을 떠나서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참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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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어휘 발음을 번역하여 표기함이
완전 재밌숑~! ㅋㅋ

글 감사합니다 ^^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읽어주시니 고마웠숑~!! ㅎㅎㅎ

번역이 왜 새로운 창조인지 이 글을 보니 더 와닿네요. 피터 비엔 번역하신 것을 보니 브리님이 번역한 판본이 있다면 저라면 그 판본을 사겠습니다 ㅎ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한 두문장 번역하는 것과 책 한 권을 통째로 번역하는 건 다른 일이니까요.
그래도 칭찬해주시니 기분 좋네요. 고맙습니다. :D

번역이 사람마다 다 다르게 해석을 하네요.
다르게 해석하는것도 재미 있네요. 정말 창조이네요.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다가 직접 비교를 해보니 더 와닿더라고요. ^^

이윤기를 읽다가 중간에 덮었던 기억만 있네요 .....

그러셨군요. 전 딱히 번역가를 의식하지 않고 읽었던 터라.. (그치만 읽은 지 오래돼서 내용도 기억이 안 나요. ㅎㅎ)
이윤기라는 이름을 의식하고 읽은 건 한창 유행하던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이었던 거 같아요.

번역 작업과 번역가들의 고민을 '그리스인 조르바'를 통해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시간이었어요-!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 미세한 뉘앙스의 차이를 비교해서 읽으니 정말 좋은데요? :-) 번역서는 여러 번역가들의 버전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신작의 경우는 저작권 때문에 한 출판사에서, 한 사람의 번역으로만 출간되는데요. 저작권이 소멸한 책의 경우는 여러 출판사에서 나오기 때문에 번역가에 따라 번역이 달라지더라고요.

번역에 따라서 다른책을 읽는 느낌이 들 것 같네요~ㅋㅋ

어찌 보면 그게 맞는 거 같아요.
처음부터 한글로 쓰인 책을 읽더라도 읽는 독자에 따라 해석이 분분할 수 있는데, 외국어에서 번역을 한 거라면 당연히 번역가의 이해/의도가 들어갈 테니까요.

정상회담에도 통역사의 역활이 크다고 하니
언어는 참 예민한 것 같습니다...^^

그쵸? 진짜로 번역/통역에서는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게 진리인 거 같습니다.

번역 문학에 불만이 많은 사람으로서, (영어 문학을 한국어 문학으로 번역할 경우) 번역은 자국어인 한국어를 매우 잘하는 사람이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어 잘하는 사람이 번역한 소설과 한국어 잘하는 사람이 번역한 소설의 차이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읽는 사람이 한국어를 쓰는 한국인이기 때문이에요. 그리서 저는 소설은 직역이 아닌 의역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학 번역가는 기술자가 아니라 창작자죠. 재창조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기술적으로 언어를 번역하는 게 아니라 한국인 문화에 맞게 한국인 감성에 맞게 한국어에 맞게 한국사람이 읽을 글로 재창조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선 번역할 소설 원서를 수십번은 읽어야 할 테고요, 원작자에 대한 전기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원작자를 잘 알아야 하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번역서들은 대부분 푼돈 쥐어주고는 구글번역기 수준의 번역물을 만들어내요. 그러니 번역소설들은 읽기 힘들고 읽기 괴롭고 짜증나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공감합니다.

저도 번역투의 문장을 별로 안 좋아해요. 어떤 문장은 보자마자 아, 이건 영어로 이거였겠군, 하고 떠오르기도 하거든요.

전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읽히는 문장"이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당연히 의역이 좋은 거고, 경우에 따라서는 단문을 복문으로, 복문을 단문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요.

그런데 직역옹호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는 가능한 작가의 모든 것을 그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예를 들어 만연체 작가의 글을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문장을 끊어서 단문으로 번역하면, 읽는 건 쉽지만 작가의 글을 망치는 거라고요. 작가들 중에서도 이런 번역을 선호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번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거죠. 독자들 중에서도 호불호가 갈려요. 위대한 개츠비 번역 중에서도 김영하 작가의 번역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런 저런 사례를 접하고 나니까 솔직히 고민이 되긴 해요. (내가 번역할 것도 아닌데 고민을 왜.. ㅋㅋㅋ) 물론 저도 읽어도 이해가 안 가는 구글 번역기 수준의 번역은 싫어합니다. ^^

3가지 비교해서 읽으니 은근 재미있네요~
저는 가끔 번역된 소설에 맙소사 제기랄 뭐 이런 단어 같은거 나오면 너무 어색하더라구요. 사실 우리는 평소에 잘 안쓰는 ㅋㅋㅋ7~ 80년대 영화더빙에나 나올법한~
요즘도 그런 단어로 번역이 돼서 나오는 책이 있나 모르겠네요.

그쵸. '맙소사' 같은 건 실생활에서는 잘 안 쓰는 단어죠. 하지만 소설에서 "오 마이 갓! 웬일이니. 완전 멘붕이야. 이런 ㅆㅂ" 같은 말이 나와도 웃길 거 같긴 해요. ㅎㅎㅎ

음, 이건 구어체와 문어체의 문제인 거 같네요.
글이 잘 써진 경우엔 문어체가 들어가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번역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질 수 밖에 없겠죠.
얼마전 논란이 됐던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도 그랬고 말이죠..(요건 좀 상황이 다른 것 같지만...ㅎ)
저도 원서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음 좋겠습니다.ㅠㅠ

영화/방송 번역은 글자수의 제한, 시간의 제한 때문에 더 어렵죠. 책은 부연 설명을 적을 수라도 있는데 영화는 그 장면이 휙 지나가면 끝이니까요.

비교하시느라 애쓰신게 보여요..ㅎㅎ
문장만 봐서도 의도하는 바가 전혀 달라보이는데 같은 책이라는 게 좀 우습기도 하네요.

번역가의 의도가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원서로 읽습니다. 깨알 자랑. ㅋㅋ
번역에 대한 독자들의 선호도도 다르고, 요새는 영어를 잘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어떻게 번역을 하던간에 일부에게는 박수를, 일부에게는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번역서를 읽을때마다 내가 모든 언어를 다 알아서 원서로 다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번역 관해서는 위대한 개츠비만큼 많은 논란이 있네요. 저도 브리님 판본을 사겠어요 ㅎㅎ

저도 위대한 작품이라는데 왜 이리 밍밍한가...
혹시 번역의 문제인가?
원본으로 읽으면 어떤 맛일까 자주 생각합니다.

요새는 번역도 잘못하면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세상이라.. 무섭습니다. ㅋㅋㅋ

위대한 개츠비는 영어에서 바로 번역이 된 거고, 그리스인 조르바는 그리스어 - 불어 - 영어 - 한국어로 여러 단계를 거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건 이해해야 한다고 봐요. 물론 그리스어에서 바로 한국어로 번역했다는 유재원 씨의 번역은 다르겠지만요.

1편에 이어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비교분석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여기서 생뚱맞게 하나 여쭤볼게요.
ㅋㅋㅋㅋㅋ 이걸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나요?
웃긴 동영상에 달아주려구요. ㅋㅋ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영어에서는 웃기다는 말을 문자로 남길 때
lol

이렇게 써요. 마치 사람이 두 팔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알파벳 lol입니다.
laughing out loud (큰 소리로 웃고 있음)의 약자입니다.

더 웃기다는 걸 나타날 때는 rofl 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Rolling On the Floor Laughing (너무 웃겨서 바닥을 뒹굴며 웃고 있음)의 약자죠.

대개는 lol만으로도 뜻이 통합니다. ^^

아항..... 써먹어 보겠습니다. ㅎㅎ lol

번역에 관련된 글 너무 재밌어요 ㅎㅎ 번역가마다 비교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읽는 입장에서는 재미있지만 수많은 고뇌 끝에 문장을 번역했을 저분들을 생각하니 아찔하기도 합니다 ㅎㅎ)

번역도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번역가에게도 번역 인세를 주자는 운동이 벌어지는 모양인데.. 그런 운동이 있다는 건 역으로, 아직 번역가에게 인세를 줄만큼 번역작업의 창의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냥 생활영어도 어려운데 이렇게 영화나 책에서 발음 문제까지 번역하는사람들은 대단하군요~.
외국문화를 우리나라 문화화하기위해서 그차이를 매꾸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그래서 정말 제대로 된 번역을 만났을 때는 참 기쁘고 행복하더라고요.
변역가의 노고도 이해되고요.

영화에서도 발번역가때문에 요즘 말이 많아지고 있네요ㅎ

영상 번역은 더 힘든 거 같아요. 화면 때문에 글자수에도 제한이 있고, 그 장면이 지나가면 놓치니까 부연 설명을 할 수도 없고..

이번에도 재밌는 비교 분석이네요. 제 유재원씨 번역이 더 친절해 보이는것도 같네요 ^^ 이렇게 세분의 번역을 비교분석 하시다니 엄청 정성이 느껴지내요. 저도 저 책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

영어에서 번역하는 것도 어려운데, 영어가 아닌 언어로 쓰인 책은 번역하기가 진짜 힘들겠다 싶어요. 그리스어도 그렇고.
한국어 책도 좋은 게 많은데 번역은 많이 안 됐죠.

영어 번역과 비교해 읽는 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저도 한글 책을 영어 원문 책과 비교해 읽어봐야겠어요.

비교해가며 읽는 게 은근 재미있네요.
나중에 다른 책으로도 시도해 볼까봐요. :)

같은 작품도 누가 번역했냐에 따라 읽는 사람에게 전혀 다르게 남을 수 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긴, 같은 풍경을 보고도 다른 그림이 나오고, 같은 영화를 봐도 감상이 제각각이니..
다른 번역가를 거치면 서로 다른 책이 나오겠죠?

비교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글이 정성 가득해요~ ^0^

ㅎㅎㅎ 고맙습니다. :)

번역이 단순히 의미전달이 아니라 창작이나 상상이 필요한 작업이네요ㅎ

상상이 필요하다는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원문을 읽고 내 머리속에 그려진 모습을 제 2의 언어로 다시 그려내는 거니까요.

좀 쌩뚱맞는 이야기입니다만, AI가 제 아무리 발전을 거듭해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단어와 문장의 문맥 파악을 해서 번역을 해낼 수는 있겠지만, 미묘한 감정차이를 둔 단어의 사용은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런 것 까지 감안 해서 번역을 해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번역은 사람이 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다양한 표현이 나올 것 같아요~ ^^)

동일한 내용이지만, 다른 번역가들의 번역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 브리님의 고급진 포스팅에 꾸뻑 인사가 절로 됩니다. ~ ^^

이견의 여지가 별로 없는 일반 번역이나 기술적 번역에 있어서는 번역기나 AI가 큰 몫을 해낼 거라고 봅니다.
다만 문학이나 영화 등의 번역은 아무래도 사람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말씀하신 대로 단어 하나에 따라 의미나 감정 차이가 생기기도 하고, 영상 번역의 경우는 동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유행어에도 민감하거든요.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말 불이님 말씀처럼 언어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닌가봐요이게..
이렇게 번역가 4명을 놓고 비교하니 확 비교가 되는걸요?
특히 horny 번역에 몸이 달았다는 표현이 정말 적절한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불이님 번역에 한표~~~~ :)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도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끔 이거다 싶은 표현을 찾아내면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

오랜만에 진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번역이 제2의 창작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네요. 종종 글을 읽으며, 번역자가 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얼버무렸구나라고 느낄 때가 참 많습니다. 최소한 원문텍스트의 느낌은 전달하지 못하더라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단어로만이라도 번역해준다면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특히 영문의 경우에는 우리와 어순이 달라서 오역이 많은 경우도 있고 느낌 자체를 잘못 전달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우리 말의 단어에서 주는 어감이 원문에서 주는 어감이 다른 경우가 많으니까요. 계속해서 좋은 글 읽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하고 가겠습니다.
09_팔보리2.gif

번역가의 역할이 참 중요한 거 같아요. 너무 지나치게 간섭해도 안 되고, 불친절하게 내버려둬도 안 되고.
단순히 언어만 공부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절감하게 됩니다.

팔보리 고맙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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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윤기씨의 번역이 의역이 강한 것 같아요.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다르기도 하구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더 분위기나 상황을 읽어내기는 편한 느낌입니다.
저의 느낌이지만요.
다만 원전과는 약간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싶기도 하지만요.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제가 좋아하는 소설 중 [늑대와 향신료]라는 일본 소설이 있거든요.
여주인공은 옛날 고어체로 말을 하는데, 번역을 완전히 번역체로 하다보니..
그 느낌을 완전히 죽여버렸더라구요.

너무 의역을 잘해도, 너무 번역체로 해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의역을 잘 하는 번역가, 특히 소설가가 번역가인 경우는 글이 정말 잘 읽혀요. 마치 원래 한글로 쓴 책인 것처럼요.
반면 번역가의 개입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직역체를 좋아하더라고요.
둘 다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것이 좋다고 하기 어려운 거 같아요.

저는 예전에는 의역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반반이에요.
사실 웬만한 건 원서로 읽고 있으니 이런 고민에서 조금 벗어나기도 했고요. ㅎㅎ 깨알 자랑

고어체를 번역을 잘 못하면 정말 이상했겠어요.
영어에서도 사투리나 다른 지방의 액센트가 섞인 영어(남부 영어나 흑인들의 영어 등)를 번역할 때 그게 전혀 반영이 안 돼서 우리말로 읽으면 느낌이 안 사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윤기씨의 번역은 다소 여성혐오적인 표현이 많네요;;

브리님 상세한 비교 감사합니다ㅎㅎ

(저는 웬만큼 신뢰하는 번역가가 아닌 이상 원본 선호합니다.)

아마도 이윤기 씨는 조르바의 성격을 나타내려고 했던 거 같아요. 책을 읽어보면 조르바가 그다지 고상하다거나 여성을 존중해준다거나 이런 사람은 아니니까요.
그분이 보고 번역하셨던 영어본에도 그런 식의 단어가 써있었을 확률이 크고요.